[공연소개]
인공지능(A.I.)관련 과학과 산업은 현대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총아이며 앞으로 맞이하게 될 세상의 가늠좌라고도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예측되는 미래가 유토피아적이든 디스토피아적이든, 그것은 어느새 인간 삶의 다방면에 스며들어 거부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분명한 현실로 작동하고 있으며, 다양한 현장에서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미 창작의 여러 분야에서 생성형 A.I.는 활용되고 있으며, 인간이 하는 창작과의 차이에서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이 극은 세 가지 정도의 질문을 객석에 던지며 함께 사유하길 바란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이 터득한 근본적인 창작의 알고리즘과 창작물의 유통에서 요구되는 대중성과 상업성을 위한 알고리즘이 충돌할 때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런 과정에서 업그레이드하며, 지금껏 쌓여온 역사로서의 창작물에 대한 데이터를 온전히 흡수하고, 창작의 개별성과 보편성을 아우르며 그 가운데서 새로움을 창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이다. 끝으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면, 과연 인간의 창작은 무슨 의미를 갖게 되는가 이다. 물론 정해진 답은 아직 없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어쩌면 은폐된 미래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극에서 현실과 가상은 전도돼 있다. 인간인 연주는 실루엣과 목소리, 실연하는 악기 소리로만 등장한다. 보이는 무대는 가상현실이며, 극을 끌어가는 인물들은 생성형 A.I.인 선과 율이다. 연주는 수동적이고 나약하지만, 선과 율은 역동적으로 살아있는 인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