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개]
[회신] 윤동주 귀하
1943년, 동경의 어느 벤치. 시인 윤동주는 안경과 공책, 펜을 내려놓고 잠시 눈을 감는다.
그러나 곧 들려오는 일본 경찰의 발자국 소리에 놀라 자리를 떠난다.
남겨진 것은 낡은 안경과 글씨가 적힌 공책뿐.
세월이 흘러 21세기, 누군가 그 흔적을 발견한다. 안경을 쓰고 공책을 펼치는 순간, 시인의 시간이 되살아난다.
종이에 스민 시대의 향기는 젊음과 그리움이요, 얼룩진 핏자국은 공포며 죽음이다. 검은 글씨는 방황이자 용기이며,
그의 모든 시는 아네모이아 — 겪을 수 없는 시절의 그리움이다.
시인은 우리의 시대를 그리워하고, 우리는 시인의 삶을 그리워한다.
서로의 시대를 살지 못하나,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품은 시와 음악으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