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주인공 ‘주인’은 누군가의 장례식을 다녀온 뒤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모자를 눌러 쓰고 헤드폰을 낀 채 길을 나선다.
도로와 개천을 따라 걷는 몸,
세상에 대한 응답.
주인은 길 위에서 가방을 흘린 순주,
매일 개천을 걷는
옛 미군 부대 배구선수 할아버지를 스치듯 만난다.
말은 오가지 않지만, 겹쳐지는 시간과 공간.
무대는 장례식장 봉투, 벤치의 노인, 다리 밑 고양이,
젖은 쪽지, 화단의 꽃, 놀이터의 아이 같은
‘말하지 못한 순간’들로 이어진다.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말보다 선명한 의미의 침묵
주인의 짧은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