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직장에선 능력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눈치받고 가족들에게도 늘 무시만 받는 이 시대의 가장 재철은 어느 날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 끝에 가족들을 억지로 끌고 고향 하동으로 향한다. 가난했던 과거, 지겨웠던 섬진강 그리고 재첩. 섬진강과 재첩은 그에게 가난의 상징이며 부끄러웠던 어머니의 기억이다. 학교에선 이름 때문인지 다라이를 머리에 이고 재첩국을 팔러 다녔던 어머니 때문인지 늘 재첩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그렇게 어머니에게 모진 소리를 하고 뛰쳐나왔던 고향은 그에게 그리 달갑지 않다. 그건 그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시골 깡촌으로 간다고 시위를 하는 가족들. 처음 가는 가족여행이라 너스레를 떨어보지만 재철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시뿐이다. 그렇게 과거를 회상하며 도착한 요양병원에는 어머니가 있다. 억척스러웠던 과거의 모습은 모두 잃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 이제 그의 회상은 자식을 위해 희생만 하며 참고 살았던 어머니의 모습뿐이다. 기대와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할머니를 보며 화를 내며 가자고만 하는 가족들. 힘없는 가장은 미안함을 숨기고 떠나려 한다. 이때 어머니의 한마디 “재첩국 한그릇 묵으면 소원이 없겠다.“ 재철은 그 재첩이라는 말이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렇게 차를 돌려 섬진강를 향하는 재철.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재첩을 채취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에 더욱 화를 내는 가족들. 분노를 참지 못한 가족들은 서로를 비난하기에 이르고 그렇게 섬진강에서 피의 사투가 벌어진다. 모두 지쳐 버린 그들. 그제서야 보이는 하동의 하늘. 별천지. 이제까지 살면서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여유도 없이 살았던 지난날의 씀쓸함이 밀려온다. 그렇게 그들은 재첩국 한그릇을 들고 어머니를 다시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