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어두운 방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안에서 두팔을 휘저으며 앞으로 앞으로 꿈틀거리는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공간 안 흩어져 있는 어두움,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기를 반복하며 무리를 이룬다.
적막한 방, 적막함 속 사람들은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타자(他者)의 욕망들로 어지럽다.
나의 내면은 자기 안의 자기뿐.
스스로 소외된 외딴섬 안에서 두리번거린다.
다른 사람으로 존재할 수 없는 용기
내 안의 나를 꺼내도 새로워질 용기가 나지 않는
자기 안에 또 자기가 있는 러시아 인형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그 안으로 숨으면 그만
존재는 존재로 그냥 존재로만 남으면 되는 것,
너무도 분주하고 시끄럽다.
자기 소리를 자기도 못 듣고 이야기한다.
소리의 교감은 공기 중에 흩어져 소멸되고
나는 타인의 흔적을 찾아 서성이지만 외면한다.
자기의 환멸 (幻滅)
문을 두드린다. 마음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