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개]
메모리를 위한 라이트 로딩 프로세스
Light loading process for memory
당신이 마지막으로 극장의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본' 것은 언제였습니까
그리고 그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비추는 것은 선택이었고, 비추지 않는 것도 선택이었다.
30년간 한 극장에서 근무해온 조명감독.
오늘은 그의 마지막 출근일이다.
새로운 콘솔은 0과 1뿐만 아니라 하나의 옵션을 더 가지고 있다.
'알 수 없음'이라는 옵션.
‘0, 1, 알 수 없음’의 논리를 가진 콘솔은 조명감독을 위한 마지막 라이트를 로딩하고, 빛과 어둠의 교차점에서 기억 속 장면들과 연극 속 장면들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누구를 비출 것인가는, 누구를 지울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
이 작품에서 완결된 사건은 없다.
중심 무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명이 비추는 곳이 곧 무대가 된다.
어둠은 더 이상 은폐의 배경이 아니라 또 하나의 진실을 생성하는 장치이며, 관객은 장면의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목격자이자 공범, 혹은 잔존자가 된다.
극장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공간이었는가, 혹은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반복적으로 소비해온 장이었는가. 가해자는 항상 외부에 존재하는가, 피해자는 단일한 정체성으로 환원될 수 있는가.
〈메모리를 위한 라이트 로딩 프로세스〉는 이분법적 도식이 만들어내는 서사의 안정성과 윤리적 알리바이를 의심하며, 응시의 권력과 기억의 소유, 목격의 윤리를 집요하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