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rrain Vague
Terrain Vague의 관람 기간은 2026년 10월 9일부터 2026년 11월 7일까지이며, 장소는 갤러리JJ입니다. 미술 전시로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Terrain Vague 핵심 정보
- 기간
- ~
- 장소
- 갤러리JJ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30길 63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30길 63
- 관람료
- 무료
- 문의
- 02-322-3979
전시 소개
갤러리JJ는 도시의 질서에서 비껴난 장소와 존재를 사진으로 포착해온 두 작가의 2인전 《Terrain Vague》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독일 태생으로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루트 블리스 룩셈부르크(Rut Blees Luxemburg), 그리고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작업해온 김신욱이 참여한다. 전시 제목 ‘떼헹 바그(Terrain Vague)'는 프랑스어로, 도시 안에서 기능과 용도가 불분명한 채 남겨진 공간, 사라지는 것과 새롭게 출현하는 것 사이에 놓인 경계적 장소를 가리키는 건축 용어이다. 두 작가는 이러한 장소와 그 안에 머무는 존재들, 쉽게 지나치거나 망각되는 것들을 사진의 시선 안으로 불러온다. 특히 이들이 주목하는 밤은 익숙한 도시의 경계와 질서가 느슨해지면서 낮에는 가려져 있던 흔적과 기억이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다. 이때 도시는 고정된 풍경을 넘어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불확정적인 지형으로 다시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밤의 도시를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해온 룩셈부르크의 첫 한국 전시로, 작가의 주요 구작과 최근작을 함께 소개한다. 공항 주변과 이주민의 삶을 기록해온 김신욱의 작업과 더불어 전시는 익숙한 도시의 표면 너머에 남겨진 장소와 기억, 그리고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존재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룩셈부르크는 아날로그 카메라를 사용해 사진을 촬영한다. 이 방식은 작가에게 도시와 보다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을 것을 요구한다. 그 시간 속에서 작가가 선택한 terrain vague, 즉 사라지는 것과 새롭게 출현하는 것 사이의 경계적 공간으로부터 장소의 정신(Genius Loci)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사진 속 도시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무대 위에 올리며, 보이지 않는 욕망에 이끌려 유혹적인 퍼포먼스와 지속적인 변형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전시에 소개되는 초기 대표작 〈Narrow Stage〉와 〈Nach Innen, In Deeper〉는 2000년대 초 런던에서 촬영된 〈Liebeslied〉 연작의 작품으로, 작가가 삶의 터전으로 선택한 런던과 맺어온 낭만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이 작품들에서 밤의 도시는 갈망과 소속감의 장소로 상상되며, 도시의 물질적이고 시적인 조건 속으로 천천히 침잠해 들어가는 과정을 담는다. 최근 연작 〈Hungry City〉는 도시가 지닌 유혹의 힘을 한층 강조하며, 진열과 반사라는 시각적 장치와 유희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쇼윈도가 행인을 유혹하듯 이미지 역시 관람자를 유혹한다. 〈Liquid London〉은 전후 브루탈리즘 건축을 대표하는 바비칸(Barbican) 개발 지구에서부터, 도시의 공공 공간 한가운데서 실제 도축 시설로 기능해온 유서 깊은 스미스필드(Smithfield) 육류 시장에 이르기까지 런던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다시 찾는다. 액체적인 것, 희생적인 것, 그리고 도시의 이면을 이루는 원초적 물질성은 도시의 빛나는 본질을 좇는 작가의 탐색 속에서 포착된다. 김신욱의 〈Night Spotting〉은 작가가 7년 가까이 히드로, 인천, 김포 등 여러 국제공항의 외곽을 드나들며 찍은 사진들로 이루어진다. 한낮의 공항들은 저마다의 차이를 드러냈지만, 어둠이 내리면 그 차이는 흐려지고 서로를 닮아갔다. 작가는 촬영지를 밝히지 않은 채 사진들을 한 공간에 나란히 놓고, 관객은 비슷해 보이는 풍경 안에서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전시의 또 다른 출품작인 〈경계인〉 시리즈는 런던 남서부의 한인 타운 뉴몰든에 정착한 탈북민 최씨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대화와 인터뷰, 편지, 그의 일터와 거처를 담은 사진을 엮어 한 사람의 시간을 기록하지만, 작업의 중심은 탈북이라는 사건보다 새로운 사회에서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살아가는 고립의 감각에 있다. 작가에게 경계란 국경선처럼 한곳에 그어진 것이 아니라 중심과 변두리, 떠나온 곳과 도착한 곳 사이를 오가며 계속 겪어내는 상태이며, 사진은 인물을 설명하기보다 그가 서 있는 자리와 주변과의 거리를 가늠하게 한다. 이렇게 최씨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로 확장되며, 쉽게 기록되지 않는 삶을 증언의 자리로 옮겨 놓는다. 서로 다른 도시에서 출발한 두 작가의 사진은 밤과 주변부, 경계라는 지점에서 만난다. 《Terrain Vague》는 관람객에게 도시의 화려한 표면 아래 가려진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이야기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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